오래간만에 민지언니를 만났다. 언니는 두 달 정도 한국을 다녀왔다. 한국에서 어땠는지 이야기도 들을 겸 언니네 집으로 갔다. 언니는 한국에서 가져온 반찬들로 밥상을 차렸고 나에게 많이 먹어라 권했다. 부엌엔 알리도 있었는데 알리는 언니의 오랜 하우스메이트. 알리에게 잘 지냈냐고 물었고 알리는 잘 있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민지언니에게 집에 들어가기전 알리 이야기를 들었다. 어제 한국에서 돌아오고 다시 혼자라는 기분에 부엌에서 울고있었는데 알리를 만났다고 했다. 알리는 언니에게 왜 울고있냐고 했고 언니는 다시 혼자가 된게 슬프다고 했다. 알리가 조금 수척해 보이길래 넌 무슨일있냐고 물었더니 예멘에 자신의 가족이 있는 도시에 폭탄이 터졌다고 했다. 분쟁이 일어나서 모든 전기와 인터넷이 끊겼고 3일동안 가족이랑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그 3일 동안 먹지도, 자지도, 마시지도 못 하고 피만 말리고 있었다고 했다. 언니는 한국에서 막 돌아온 외로움과 알리의 가족이야기, 그리고 자신이 한국에 있는 동안 수술했던 아버지와 외할머니를 생각하며 계속 울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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