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베를린 청년컨퍼런스 웬 통일? Die Koreanische Wiedervereinigung Konferenz für die jüngeren Generationen
통일에 관련한 컨퍼런스가 열린다길래 갔다. 생각보다 규모가 커서 놀랐고 생각보다 좋았는데 생각보다 아쉬웠다.
1부에는 간단한 강연(?)과 토론을 하고 2부에는 방을 나눠 워크샵을 하는 형식이었다.
1부에서 Perspektive³ 단체에서 오신 분의 강연(이라기엔 짧은 간단한 연설)시간이 있었는데 인상 깊었다. Perspektive³ 는 한국말로 '세제곱관점'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동독 3세대의 시선으로 독일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바라보는 단체이며 독일 전역에 동독 3세대의 경험과 인식, 지식을 나누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제껏 독일의 통일에 대해 서독 출신 남성 중심으로만 들어왔기에 자신들의 목소리도 나누고 말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시작한 단체라고 했다. 직접 독일 3세대의 이야기를 짧게나마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오늘 오신 분은 독일이 통일될 당시에 11살이었고 그때는 통일에 대해서 잘 몰랐지만 20대 중반이 되어서야 통일에 대해 재인식하셨다고 했다. 나중에 질문시간에 어떤 식으로 재인식을 하게 되셨냐고 물어봤는데 하신 대답이 흥미로웠다. 20대가 되고 나서 자신이 갈 수 있는 가장 먼 곳으로 가고 싶다고 생각해 남미로 떠나셨고 그때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가 사람들이 '네가 동독에서 나고 자랐다고?'라는 반응으로 자신을 굉장히 흥미로워할 때 재인식하셨다고 했다. 타인을 통해 자신을 재인식하게 되셨다고 했다.
많은 동독 사람들이 자신들이 살아온 시스템과 인생에 쌓아온 것들을 잃어버리고 서독으로 흡수될 때 겪은 좌절감 같은 것들, 3세대들은 어렸으니까 받았던 교육이 달라졌던 경험들, 선생님들과 어른들도 학교에서 자신들에게 어떤 역사를 가르쳐야 하는지 몰랐던 경험들에 대해 이야기하셨다. 질문시간에 또 다른 동독 출신의 참가자가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는데 자신은 22살 때 독일이 통일되었고 그때 소련에서 유학 중이었다고 했다. 그래서 통일이 되었다는 소식을 전화로 처음 들었다고 했다. 그분의 이야기를 좀 더 듣고 싶었는데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나눠보진 못 했고 질문/답변시간은 너무 짧았다. 흥미로웠지만 시작만 하고 많은 깊은 이야기를 듣지 못해서 아쉬웠다.
2부의 워크샵은 말 많은 워크샵과 말 없는 워크샵으로 나눠졌고 나는 말 없는 워크샵을 선택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 많은 워크샵을 선택해서 말 없는 워크샵의 참가자는 17명 정도였는데, 오히려 소규모라 나는 더 좋았다. 질문을 스크린에 띄우면 사람들이 핸드폰 어플로 접속해 질문에 답을 적고 익명으로 스크린에 띄우는 형식인데 재미있는 대답들이 많이 나왔다. 질문들은 아주 특별하거나 신선한 질문들은 아니었지만 대답들은 다른 사람들의 솔직한 대답들을 볼 수 있어서 재밌었다. 워크샵 마지막엔 원으로 둘러앉아 짧은 이야기들을 나눴는데 참여자 분 중 한 분이 농인이셨다. '말 없는 워크샵' 그룹을 기획하신 분은 이 분에게 영감을 받아 말없이 참여할 수 있는 워크샵을 만들었다고 했고 (음성 언어 말 대신 문자 언어를 이용해 스크린에 띄우는 방식) 그래서 더욱 이 워크샵을 선택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농인분이 자신의 한 경험을 공유해 주셨는데, 작년 마인츠의 어떤 행사에서 (어떤 행사였는지는 기억이 안 남...) 북한 농인 단체 회원분들과 만나게 되었고 거기서 수어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수어에선 표정이 굉장히 중요해서 표정을 읽어야 하는데 이미 70년간 분단되어있어서 수어가 조금 다르기에 표정 읽기도 힘들었다고 하셨다. 그리고 한국 수어로 '감사합니다'라는 표현(왼손을 눕힌 채 오른손을 세워서 두드리는 수어)이 북한에서는 '김치'라는 뜻이라고 했다. 그분 께서 수어로 '감사합니다'라고 하자 북한 농인분께서 김치를 가져다주셨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나는 독일의 통일 이후에 대해 더 알고 싶어서 간 것인데 좀 아쉬웠다. 또 1부의 '세제곱관점'분들의 이야기를 더 듣거나. 동독 출신 분들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다. '세제곱관점'의 다른 멤버분이 한국 언론과 인터뷰한 것을 찾아서 여기에 덧붙여 놓는다.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no=213483
통일은 '움직이지 않는 이주', 남북 청년들 서로 호기심 갖길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때 10대였던 청소년들은 독일 재통일이라는 격변을 겪었다. 하지만 서독과 동독 청소년의 체감은 달랐다. 재통일 이후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서독에 비해, 동독 출신의 청소년들은 완전히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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