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벽/너에게
그리고 여동생이 문을 두드렸다
류우주
2019. 11. 4. 00:10
사랑하는 친구가 공연을 올렸다. 불행히도 나는 여기에 있어서 보러가지 못 했지만 다행히도 친구가 희곡을 보내줘서 희곡으로 읽었다. 공연은 연출이 조금 각색을 해서 다르다고 들었고 나는 친구가 온전히 쓴 텍스트로 읽었다. 아침에 눈을 뜨자 친구가 보낸 희곡이 메일에 도착해 있었고 일어나자마자 순식간에 다 읽었다. 너무 좋았고 조금 울었다.
친구의 작품을 처음에 말로 줄거리만 들었던 적이 있었다. 저번 여름, 날씨 좋은 밤 발코니에서 한국에 돌아가면 공연을 올린다며 레드에게 이야기 해주던걸 옆에서 들었었다. 영어로 간략하게 듣는것과 한국어로 하나 하나 읽어 내려가는 경험은 완전히 다른 것이고 공연을 직접 보는것도 완전히 다른 경험이겠지. 공연을 보지 못해서 너무 아쉽다.
작품을 통해 작품 속 인물, 혹은 작가를 더 깊게 이해하게 되었다고 말하는게 무섭다. 사실 이해라는 것은 없고 모든것이 오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오래간만에 이해와 공감을 깊이 했다는 오해를 했고 그 감각이 오래 갔다. 아성과 문성인 수많은 나의 친구들을 사랑해.